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정대협)' 사무실 앞에서 한 보수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10분 만에 황급히 퇴장했다.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 연합(교학연)은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대협 사무실 앞에서 '정대협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라고 소개된 홍미옥(63·여) 씨는 성명서를 읽고 "위안부 문제를 갖고 일본과 계속 원수처럼 지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대협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을 선동해 한·일관계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는 '부모마음 봉사단', '엄마의 힘' 등도 이름을 올렸다.
20여 명의 기자회견 참가자 대부분은 '한일 관계 이간질하는 정대협은 정신차려라',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은 우리가 알아요'라고 쓰인 팻말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이들은 사회자 이철문(60) 고문이 "얼굴 가리지 마시라"고 요청하자 잠시 팻말을 아래로 내려 얼굴을 보였다가,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올려들었다.
여기에 썬글라스나 마스크, 모자,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회자의 발언과 성명서 낭독 만으로 구성됐고, 참가자들은 10분 동안 진행된 순서가 마치자마자 금세 자리를 빠져나갔다.
이때 질의응답 순서는 마련되지 않았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교학연 관계자는 "기자회견 하러 왔으니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다른 기자들은 아무 소리 안 하는데 혼자서만 난리"라며 "대부분 이상한 사람들이 저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멀리서 회견을 주시하던 정대협 김선실 공동대표는 참가자들이 떠난 뒤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저 분들도 자신의 행동에 자신이 없으니 금방 가신 것 같다"며 "할머니들 생각하면 일본과 이러한 합의가 이뤄진 것도 너무 속상한데, 본질을 호도하는 분들을 보니 씁쓸하고 슬프다"고 말했다.